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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우도

한국인의 주체성과 한국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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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653회 작성일 22-12-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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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5월 7일 한국정신치료학회 1994년도 제1차 학술연찬회 ‘국제화 시대의 주체성과 정신건강’에서 이동식선생님께서 발표하신 논문입니다. 정신치료(Psychotherapy, 8권 1호, 1994년 12월) pp. 43-53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원문에는 한자로 되어있는 것을 모두 한글로 쓰면서 괄호 안에 원래의 한자를 병기하였습니다.

※ 1988년 4월 19일 감사원에서 있었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간담회 동기모임 중의 하나인 제43차 태극회 월례연찬회에서 원래 강연자였던 함석헌 선생님 대신 강연을 하였던 논문이기도 합니다.


한국인(韓國人)의 주체성(主體性)과 한국문화(韓國文化)

이 동식 (李東植)


I. 서언(序言)

우리는 오랜 세월(歲月)을 외세(外勢)의 압력(壓力) 아래, 때로는 국토(國土)가 외세(外勢)에 의해 유린(蹂躪)된 때도 있었으나 우리 고유의 민족(民族)과 언어(言語)와 문화(文化)를 유지(維持)해 왔다. 그러다가 일제(日帝) 36년(年)의 노예생활(奴隸生活)로부터 해방(解放)되자 곧 국토(國土)가 양단(兩斷)되어, 민족분열(民族分裂)의 씨가 뿌려지면서 6ㆍ25를 겪었다. 우리는 그동안 이러한 내외(內外)의 민족주체성(民族主體性)을 위협(威脅)하는 힘을 충분(充分)히 자각(自覺)하지 못한 상태(狀態)로 지내오다가 4ㆍ19 이후 특히 5ㆍ16 후에 가서야 비로소 주체성(主體性)과 근대화(近代化)를 부르짖기 시작(始作)해 온 이래 지금은 다소 개선(改善)되었다고는 하지만 군정(軍政)이 끝났는데도 불구(不拘)하고 아직도 뚜렷한 전기(轉機)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現實)이다.

그러나, 21세기(世紀) 태평양 시대(太平洋 時代)의 주역(主役)으로 발돋움 할 민족사(民族史)의 호기(好期)를 맞이한 지금 우리는 우리의 주체성(主體性)이 어떻게 되어 있나를 자각(自覺)해야만 할 시점에 놓여 있는 것이다.

한국인(韓國人)의 일본관(日本觀)이나 일본인관(日本人觀), 한국관(韓國觀), 한국인관(韓國人觀)은 지금 60세(歲) 이상 연령층(年齡層)과 이들의 영향(影響)이나 교육(敎育)을 받은 일부( 一部) 젊은이들의 사고방식(思考方式)에서 그 단면(斷面)을 엿볼 수 있다. 그들은 일본식민지 치하(日本植民 治下)에서 주입(注入)당하고 교육(敎育)받은 왜곡(歪曲)된 내용(內容)과 일본(日本)의 침략(侵畧)을 받아 나라가 망(亡)하고 일본(日本)의 노예(奴隸)가 되었음에도 스스로 적(敵)을 무찌르지 못하고 적(敵)에게 굴복(屈服)하고 지배(支配)를 받고 있는 자신(自身)을 비하ㆍ저주ㆍ말살(卑下ㆍ詛呪ㆍ抹殺)할 뿐 아니라, 자기(自己)를 정복(征服)하고 지배(支配)하는 적(敵)을 오히려 숭상ㆍ모방(崇尙ㆍ模倣)을 하려고 하는 「엽전(葉錢)사상」 즉, 다시 말하자면 “한국인(韓國人)의 민족(民族)노이로제”에서 나오는 한국관(韓國觀), 한국인관(韓國人觀), 일본관(日本觀), 일본인관(日本人觀)에 파묻혀 왔으며, 요즘에는 많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특히 60 대(代) 이후(以後)의 연령층(年齡層)에서는 아직도 계속(繼續)되고 있는 실정(實情)이다. 이러한 심리(心理)는 서양(西洋)의 정신분석(精神分析)에서는 공격자(攻擊者)와의 동일시(同一視)(Identification with the aggressor)라고 한다. 이러한 엽전 사상(葉錢思想)은 광복 후(光復後) 역대정권(歷代政權)이 친일파(親日派)에 대한 숙청(肅淸)없이 거꾸로 독립운동(獨立運動)하던 애국자(愛國者)를 천시(賤視)하는 친일파(親日派) 천국(天國)으로 내려오고 있기 때문에 의식면(意識面)에서나 정신적(精神的)인 풍토면(風土面)에서는 지금까지도 일본식민지(日本植民地)의 연장선(延長線)에 있기 때문으로 보아야한다.

우리의 해방(解放)이 있기까지는 많은 선열(先烈)들의 희생(犧牲)이 있었음에도 불구(不拘)하고 우리들 자신의 힘으로 일제(日帝)를 구축(驅逐)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구나 우리나라의 각계각층(各界各層) 지도자(指導者)의 대부분(大部分)이 일제(日帝)에 굴복(屈服)한 사람들로 구성(構成)되어 있기 때문에 일인(日人)들에 대한 태도(態度)가 일제(日帝) 때의 태도(態度)를 반복(反復)하고 있으면서 본인(本人)들은 그것을 예절(禮節)로 착각(錯覺)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러한 노예근성(奴隸根性), 패배의식(敗北意識)을 후배(後輩)들이나 제자(弟子)들 자녀(子女)들에게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에 심어주고 있다. 특히 일제하(日帝下)에 교육(敎育)을 받고 생활(生活)한 계층(階層)은 주체성(主體性)에 관한 논의(論議)를 아무리 많이 해도 부족(不足)함이 없으리라 믿는다.

그러면 민족주체성(民族主體性)이란 무엇인가? “한국인(韓國人)의 민족(民族)노이로제”라고 표현(表現)할 수 있는「엽전사상(葉錢思想)」의 발생원인(發生原因)과 그 치료방법(治療方法)은 무엇이며, 나아가서 우리의 주체성(主體性)을 확립(確立)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를 다같이 생각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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