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치료학회
kap8432@nate.com 82-2-764-8432
십우도

대도무문(大道無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510회 작성일 22-12-26 16:33

본문

※ 1985년 7월 13일부터 14일까지 유성에서 개최된 고 대원 장경호거사 10주기 기념 심포지움(주제 : 믿음과 실천-오늘의 좌표)에서 이동식 선생님께서 발표하신 글입니다.
『믿음과 실천-오늘의 좌표』(1985, 1988 대원정사) pp. 197-208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대도무문(大道無門)

이 동 식



원래, 나는 어릴 때부터 하나님이니 귀신이니 하는 종교의식을 하나의 연극이나 위선으로 느껴왔다. 더구나, 친구의 권유로 예배당에 두어 번 가보았을 때의 느낌은 모든 것이 거짓같아 도저히 견디기가 어려웠고, 신부(神父)가 된 선배와도 신(神)의 존재에 관해서 전문학교 때에는 많은 토론도 했었다.

보통학교에 들어가기 전후에, 천막을 치고 지옥·극락 등을 전시한 것을 본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으며, 사찰은 관광지 아니면, 부녀자들이 복을 비는 곳이라는 정도의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당시는 일제시대인지라 식민정책으로 한국인은 열등하다, 한국문화는 중국문화의 아류이며, 독창성이 없다는 주장의 영향을 받아 많은 한국인들이 세뇌당해 왔다.

나는 ‘수천년의 전통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서양적인, 과학적인 용어로 번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시 경성대학 법문학부 교정에서 철학연구실의 조수로 있던 김규영 교수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나는 정신의학이 전공이기 때문에 의학을 공부하기 전에는 어쩌다가 한국어로 된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을 뿐, 책이나 잡지는 주로 일본어로 된 것을 읽었고, 글을 쓴다면 일본어로 쓰는 것이 우리 말로 쓰는 것보다 수월하고 어휘도 더 풍부했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의 연구실에서 정신의학을 공부하고 환자를 볼 때에는 주로 독일어 문헌을 읽고, 거기다가 영·미(英·美)의 문헌을 읽는 것이 주였다. 그리고, 늘 의문이 ‘왜 우리 한국 동포들은 서구문명이나 중국, 일본을 숭상하고 우리 나라 문화, 우리의 것, 우리 나라 사람을 비하·멸시·말살을 하는가’하는 문제였다.

조국이 광복되고 미군이 한국을 점령하여 이승만과 미 군정이 친일파나 민족 반역자를 등용하였고 친일파, 민족반역자의 힘이 우세한바, 친일파를 처벌하기 위한 반민특위(反民特委)가 해산되기에 이르렀다. 이후로 우리 나라는 지금까지도 친일파의 천국이요, 독립운동가가 행세를 못하는 사회 분위기가 굳혀졌다.

미 국무장관 「딘·에치슨」은 ‘한국이 미국의 방위선 밖에 있다’는 성명으로 북괴의 남침을 유발하여 6·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초래하였다. 좌우익의 싸움과 남북전쟁으로 조국의 건설은 고사하고 파괴만 일삼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이러한 배경을 업고, 1954년 미국으로 정신분석학을 공부하러 뉴욕대학에 갔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