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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용없는 저항에 매달리지 말라 : 설록차 1998-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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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576회 작성일 23-09-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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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록차 1998-1‧ 2]

스트레스와 인생(1)


소용없는 저항에 매달리지 말라

                            이동식 / 한국정신치료학회 명예회장


 한국이 지난 1년 동안 아시아 여러 나라 중에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나라로 얼마전 언론에 보도된 바가 있었다.

 

 또 이 기사는 최근의 한국의 위기 상황을 감안 할 때 스트레스 수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국민은 일본의 압제와 착취, 6·25의 동족 전쟁, 군사독재, 그리고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이르기까지 끊이지 않는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왔다.

 

 지금 우리는 나라를 자주적, 주체적으로 관리를 하지 못함으로 해서 오는 사상 유례없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원조와 간섭으로 인한 스트레스, 기업의 부도, 은행의 도산, 개인의 실직, 국민의 빈곤화, 여기에서 파생되는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혼란과 가정의 혼란, 개인의 불안 등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불가능한 저항은 하지 말아라.


 50여년 전에 스트레스 학설을 세운 세일리에(Selye)박사의 말은 2,300년 전의 장자(莊子)의 말과 너무나 같다. 세일리에는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목적을 위해서 항상 싸워라. 그러나 불가능한 저항은 하지 말아라.”고 말했는데 이것이 장자의 양생주(養生主)편에 나오는 우화(㝢話)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것과 같다.


 포정(包丁), 즉 요리사가 문혜군(文惠君)을 위해서 소를 잡는데 그 훌륭한 솜씨를 보고 “참 잘한다. 재주가 어떻게 여기까지 이를 수가 있는가” 라고 물었다. 포정이 칼을 놓고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도(道)로서 그것은 기술에 앞서는 것 입니다. 처음 제가 소를 잡을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이 소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3년후에는 소가 보이지 않았고 지금에는 영감으로써 대할 뿐 눈으로 보지를 않습니다. 즉 감각은 멈춰버리고 영감만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 몸뚱이 조직의 자연적인 이치를 따라서, 뼈와 살이 붙어 있는 틈을 젖히는 것이나 뼈마디에 있는 큰 구멍에 칼을 집어넣는 것이나 모두 자연의 이치를 따라 갈라 나갑니다. 때문에 그 기술은 뼈와 살이 합친 곳에서 칼이 걸린 적이 한번도 없는데 하물며 큰 뼈에 부딪치는 일이야 있겠습니까?


 훌륭한 요리사는 1년에 한번 칼을 바꾸는데 그것은 살이 베기 때문이며, 보통 요리사는 한달에 한번 칼을 바꾸는데 그것은 뼈에 칼이 부딪쳐 칼이 부러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저의 칼은 19년동안이나 사용했고 또 잡은 소도 수천마리나 되지만 아직 칼날이 지금 막 새로 숫돌에다 간 것 같습니다. 저 뼈에는 틈이 넓고 칼날에는 두께가 없습니다. 두께가 없는 칼을 틈이 있는데다 넣으므로 그 공간이 넓어 그 칼날을 휘둘러도 반드시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19년이나 되었어도 칼날이 지금 막 숫돌에다 갈아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막상 뼈와 심줄이 한데 얽힌 곳을 만났을 때에는 저도 조심하여 곧 눈길을 멈추고 행동을 천천히 하며 칼을 놀리는 것도 매우 미묘해 집니다. 그러다가 쩍 갈라지면 마치 흙덩이가 땅에 떨어지듯 고기가 와르르 헤집니다. 그때야 칼을 들고 일어서서 사방을 둘러 보며 머뭇머뭇 만족해 하며 칼을 잘 닦아 집어 넣습니다.“


 문혜군이 그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훌륭하구나. 나는 요리사의 말을 듣고 양생법을 배웠도다.”

 

 이상은 장자에서 처음에 요리사의 소 잡는 동작이 현묘한 음률에 맞고 최고의 춤사위 같다는 부분은 생략하고 전문 번역을 그대로 옮겼다. 너무나 귀중한 말이기 때문이다.


 앞서 인용한 세일리에의 말과 장자의 양생주편에 나오는 이 요리사의 이야기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비결을 말해주는 것이다. 세일리에가 항상 가능한, 최고의 목표를 위해서 싸우라는 것은 요리사의 경우는 기술을 넘어선 도의 경지를 말하는 것이다.


감사, 사랑이 건강의 비결


 소용없는 저항에 매달리지 말라는 것은 하늘의, 자연의 이치를 어기고 무리를 해서 요리사 경우에는 칼이 뼈에 부딪히거나 살을 베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칼이 뼈에 부딪치는 것은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고 살을 벤다는 것은 적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뜻이다.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것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고 자연의 이치를 어기는 것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의 이치를 어기는 것은 욕심 때문이다. 도를 닦는다는 것은 자연을 거역하는 무모한 욕심을 없애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부패와 부조리가 다 욕심을 다스리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다. ‘뇌내혁명’이라는 책을 써서 일본에서 2백만부, 우리나라에서 2십만부 이상 팔렸다는 어려서 한의 수련을 받은 하루야마(春山)란 의사가 우리나라에 와서 한 말도 ‘건강은 음식과 적당한 운동, 명상’이라고 하며 플러스 사고, 즉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했다. 세일리에도 감사, 사랑을 조장하는 것이 건강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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